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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국내야구

성공 신화를 꿈꾸는 kt 위즈의 외국인 4인방

올 시즌 kt 위즈가 제 10 구단으로 프로야구에 가세한다. 2년 전 NC 다이노스가 신생팀으로 참여했을 때와 같이 많은 기대를 받고 있지만 전력에 대한 의문부호도 함께 따라온다. FA와 드래프트로 전력을 보강하였지만 기존 팀에 비해 부족해 보이는 것이 현실. 이에 대한 걱정을 불식시키기 위해 kt는 올 시즌 함께 할 4명의 외국인 선수를 신중하게 선별했다.


투수 3명, 타자 1명으로 구성된 외국인 선수는 지난 시즌부터 활약한 앤디 시스코를 포함하여 롯데에서 뛴 옥스프링, 27세의 젊은 투수 필 어윈, 3루수 앤디 마르테다. 모든 선수들이 그렇듯 이들도 kt에 오기까지 각자 다른 사연을 지니고 있다.



No. 5 앤디 마르테 (만 31세, 185cm/93kg, 우투우타)


kt 위즈의 1호 타자 용병인 앤디 마르테는 국내 복수의 구단이 탐낸 선수이다. 우투우타로 3루수를 선호하는 마르테는 2000년대 초중반 유망주 랭킹 10위권에 머물렀으며 2005년부터 6년간 메이저리그를 오르내렸다. 일곱 시즌 동안 타율 .218과 21홈런을 기록한 그는 기대와 달리 성장하지 못하였다. 그가 갖고 있던 파워 툴에 비하면 많이 부족한 성적이었다. 마르테는 클리블랜드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긴 채 트레이드 되었고 이후에는 계속해서 트리플A에 머무르다 한국에 왔다.


빠른 배트스피드를 바탕으로 힘있는 스윙을 즐겨 하는 마르테는 선구안이 준수하지만 맞추는 능력이 탁월하진 않다. 핫코너 수비능력도 좋지만 타석에서의 유인구 대처능력에 따라 성공여부가 판가름 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2년간 컨택 능력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이며 기대를 품게 한다.



올 시즌 kt를 책임질 4명의 외국인 선수들. 왼쪽부터 크리스 옥스프링, 앤디 시스코, 필 어윈, 앤디 마르테



No. 32 크리스 옥스프링 (만 37세, 183cm/90kg, 우투좌타)


한국에서의 5번째 시즌을 준비하는 옥스프링은 작년까지 롯데 자이언츠에서 활약한 베테랑 투수다. 두 시즌 모두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아쉽게도 재계약에 실패하며 방출되었다. 16년의 커리어를 쌓으며 일본과 한국, 호주를 돌아다녔지만 그는 용병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kt는 한국형 용병으로 자리잡은 옥스프링을 붙잡았다. 이번 시즌 그는 외국인 선수들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 두 시즌 연속으로 180이닝, 10승을 달성한 옥스프링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선발진의 안정을 이끌어줄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만 37세인 옥스프링은 나이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지난 시즌 후반기에도 흔들림 없는 투구내용을 선보였기에 체력적인 문제는 크지 않다. 올 시즌은 너클볼 활용이 많아질 것으로 보이고 볼넷:삼진 비율 역시 1:2로 꾸준하다는 점이 성공가능성을 높게 점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이다.



No. 36 필 어윈 (만 27세, 191cm/95kg, 우투우타)


2013년에 생애 첫 빅리그 무대를 밟은 필 어윈은 신인 시절 드래프트 21라운더로 주목 받지 못했다. 신체조건은 좋았지만 강점으로 내세울 게 없었고 직구 역시 147km/h가 최고였다. 하지만 4년간 착실히 마이너리그 수업을 받은 그는 트리플A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둬 빅리그의 콜업을 받게 된다. 데뷔전에서 빅리그의 벽을 경험하고 부상까지 겹친 그는 한 시즌을 통째로 쉬게 된다. 부상에서 돌아온 지난해 재기를 노려봤지만 부진을 면치 못했다. 텍사스로 자리를 옮긴 뒤 한 차례 메이저리그에 올라갔지만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이번 겨울 kt로 오게 되었다.


어윈은 제구와 커맨드를 바탕으로 던지는 유형의 우완투수다. 140km 초중반대의 직구와 130km 초반대의 커브가 주무기이며 체인지업과 투심을 섞어 던진다. 원래 제구력이 빼어난 투수였으나 부상 이후 상위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은 탓인지 볼넷 허용이 늘어났다. 그러나 아직 20대 후반의 젊은 나이로 영리한 투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구위의 약점을 해결한다면 준수한 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앤디 시스코가 KIA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2이닝 5탈삼진의 호투를 펼치고 있다.



No. 51 앤디 시스코 (만 32세, 208cm/102kg, 좌투좌타)


앤디 시스코는 작년 6월 마이크 로리에 이어 두 번째로 영입한 좌완 투수이다. 2001년 컵스의 2라운더로 기대를 모았으며 캔자스시티 선수로서 두 시즌을 풀타임으로 뛰었다. 하지만 토미존 서저리 수술로 긴 공백을 겪은 이후 기회를 잡지 못하였다. 결국 그는 대만 프로야구로 진출했으며 다승왕을 거머쥐며 반전에 성공하였다. 지난 시즌 7월부터 kt의 2군 경기에 출전한 그는 이제 한국 무대에서 성공을 꿈꾼다.


퓨처스리그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준 시스코는 2미터가 넘는 큰 키에서 던지는 직구와 슬라이더가 인상적이었다. 뛰어난 피지컬에 비해 마이너리그 시절 형편 없는 제구력이 걸림돌이지만, 아시아 무대로 옮긴 뒤에 볼넷 허용은 줄이고 탈삼진은 꾸준하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특히 150km/h가 넘는 직구를 갖고 있어 어느 정도의 제구력만 보여준다면 좋은 성적을 낼 것이다.


네 명의 선수들 모두 실패를 겪었기에 마지막 기회라는 마음을 품고 kt에 왔다. 팬들 역시 이들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고 이들 역시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스프링캠프에서 연습에 한창이다. 이미 지난 시즌 NC 다이노스가 외국인 선수의 중요성을 보여주었다. 더군다나 올 시즌 144경기로 늘어난 점은 이들이 실력을 보여주기엔 더없이 좋은 기회다. 특히 옥스프링은 팀에 몇 안 되는 풀타임 경험자로서 베테랑 선수들과 함께 팀을 이끌어나갈 선수 중 한 명이다. 아직 우승을 노리기에는 이르지만 성장하는 팀을 승리로 이끌어줄 이들의 활약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