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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국내야구

[현장에서 보는]2015 KBO 기록강습회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라고 합니다. 안타, 삼진부터 스트라이크 하나까지 경기의 모든 것이 기록되는 스포츠가 야구입니다. 야구에 대한 인기가 늘어나면서 기록에 대한 관심 역시 많아졌습니다.

올해로 34회째를 맞는 KBO 기록 강습회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개최되었어요. 매년 2월 말에 열리던 기록강습회는 올 시즌 경기수 확장에 따라 20일 정도 일찍 시작됐습니다. 작년에는 1시간만에 접수가 마감되었는데, 올해 역시 5시간도 안 지나 조기 마감되어 기록강습회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스코어북과 기록가이드, 기록예시





1987년 5월 16일 해태 vs. 롯데 甲지





1987년 5월 16일 해태 vs. 롯데 乙지



올해도 어김없이 건국대학교 새천년관 대강당에서 진행되었어요. 입구 쪽에서 본인 확인을 하면 스코어북(기록지)과 기록가이드, 기록예시, 일정표를 1부씩 받을 수 있습니다. 시작시간보다 1시간 전 쯤 도착하였지만 이미 50명은 넘게 와있었어요. 학생부터 주부, 할아버지까지 남녀 구분없이 많은 사람들이 배우고자 하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강당 뒷편 벽에는 여러 가지 기록지가 붙어있었는데요. 영화 <퍼펙트 게임>의 소재가 된 선동렬 선수와 최동원 선수의 경기 역시 걸려있었어요.



프로야구 원년 개막전의 기록지











2시가 되자 강의가 시작되었습니다. 강습은 현재 KBO 공식기록원으로 근무하시는 직원들이 직접 나와 설명해주었어요. 야구기록의 정의부터 기록법, 기록 규칙까지 모든 것은 아니지만 구체적으로 알려주었습니다. 수년 간 야구를 봐왔어도 '이랬었나' 하는 요소들도 있었고, 쉬는 시간 사이에는 모든 기록원이 질문을 받아줘 그동안 궁금했던 점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첫날과 둘째날 강의를 보며 따라한 첫번째 기록











첫째날은 기본적인 상황 기록, 둘째날은 경기에서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들에 대해 강습이 진행되었습니다. 첫째날은 기본적인 사항이라 대부분의 수강생들이 쉽게 이해했지만 둘째날 다소 복잡한 상황이 많아지자 몇몇 수강생들은 수업에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아 보였어요. 이전과 달리 KBO 측에서도 수강생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사진과 영상을 활용했지만, 모든 수강생이 야구의 다양한 상황을 3일 안에 습득하긴 벅찬 분위기였어요.



실기테스트 시험지 예시



3일 동안 18시간으로 진행되는 강습회는 마지막 날 실기 시험을 보게 됩니다. 좋은 점수를 받는다면 수료증을 받을 수 있는데 대략 상위 25%에 들어가야 해요. 그간 배운 것을 바탕으로 보는 시험은 3시간 동안 9이닝 경기를 모두 작성합니다. 시간이 충분히 많다고 생각되지만 한자로 이름을 쓰는데만(한글로 작성하여도 무방하나 가산점 부여) 많은 시간이 소요됐어요. 이전에 기록 공부를 해서 잘 안다고 자부했지만 흔하지 않은 상황이 많다보니 시험 난이도는 조금 높았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야구를 직접 하는 사람은 물론, 프로야구만 보는 사람에게도 들을 가치가 있어 보입니다. 기록과 복기를 통해 야구의 재미를 배가하고 싶다면 추천합니다. 항상 평일에 시작하기 때문에 직장인은 수강하기 어렵지만, 기회를 내서 한 번은 꼭 들었으면 하는 강습회였습니다.




Bonus. 한 경기 최다 점수를 기록했던 2009년 5월 15일 LG vs. 히어로즈의 기록지









P.S. 수료증 도착


며칠이 지나도 안 오길래 떨어진 줄 알았는데 설 지나고 도착했어요. 이렇게 생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