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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국내축구

[미디어로 보는]141109 수원 vs. 서울 : 슈퍼매치 in 서울극장


출처 - 수원삼성 블루윙즈 홈페이지



서울극장. 슈퍼매치에서 FC서울이 고요한의 극적인 결승골로 승리했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수원과 서울의 K리그 클래식 35라운드. 이 날 경기 전까지 17승 10무 7패로 승점 61점을 기록하던 수원은 전 날 전북이 이기면서 우승은 물건너갔지만 자력으로 AFC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기 위해선 승리해야 하는 경기였다. 서울 역시 FA컵 우승을 차지하면 진출 티켓을 따낼 수 있지만 리그 순위 역시 중요하고 슈퍼매치이기에 절대 질 수 없는 경기였다. 수원은 로저를 최전방에 두고 염기훈-산토스-고차원이 2선을 맡는 4-2-3-1 전술을 들고 나왔고 서울은 윤일록, 박희성 투톱에 고광민과 차두리가 좌우 윙백으로 나오는 3-5-2 전술을 택했다.


경기 시작 후 5분간은 조용했다. 큰 경기인만큼 서로에게 경계심을 드러내고 양 팀 모두 진영에서 볼을 돌리며 상대방의 반응을 살펴보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전반 8분 경기가 급격하게 달아올랐다. 서울 진영으로 길게 찔러준 공을 다투던 로저와 김진규가 충돌했다. 몸싸움 도중 두 선수가 엉켰는데 김진규가 로저에게 삿대질을 하자 로저가 김진규의 얼굴을 손가락으로 밀쳤다. 경기 초반부터 퇴장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로저만 경고를 받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로저와 김진규의 충돌. SPOTV 캡쳐화면



경기는 서울이 홈 팀 수원보다 좀 더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서울은 공격진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바탕으로 페널티 에어리어 정면 부근에서 짧은 패스를 연계하며 기회를 엿봤다. 이에 대적하여 수원은 파울을 감수하고 다소 거친 플레이로 서울을 압박했다. 라인을 크게 올리지 않고 전방에 있는 로저를 이용하여 긴 로빙패스로 한 방을 노렸다.


전반 20분까지 양 팀은 슈팅 3개씩을 주고받았지만 특별히 위협적인 기회는 만들지 못했다. 전반 33분 무렵 세트피스를 얻은 수원은 상대 수비가 혼란스러운 틈을 타 산토스가 기습적인 슈팅을 때렸지만 빗맞으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하지만 이 슈팅 이후 경기 템포가 빨라지면서 양 팀 모두 한 차례 기회를 잡았다. 서울은 전반 35분 박희성이 코너킥을 헤딩으로 연결했지만 정성룡 골키퍼 정면으로 가 아쉬움을 삼켰다. 수원 역시 산토스가 노마크 상황에서 중거리슈팅을 때렸지만 골문 왼쪽으로 흘렀다. 전반적 결정적인 장면은 차두리의 발끝에서 나왔다. 2대1 패스로 골문 앞까지 간 차두리는 아크 정면에서 골문 오른쪽으로 강한 슈팅을 때렸지만 정성룡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전은 수원이 먼저 기회를 잡았다. 시작한 지 1분만에 왼쪽에서 프리킥을 얻은 수원은 김두현이 키커로 나섰다. 김은선이 헤딩한 공을 산토스가 슬라이딩하며 갖다댔지만 골문 옆으로 흘렀다. 이후 수원은 주도권을 잡았고 서울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 후반 22분 고요한과 에스쿠데로를 투입했다. 이 교체는 경기의 흐름 자체를 바꿨는데, 투입된 지 2분만에 고명진이 에스쿠데로에게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으로 칼같은 패스를 찔러줬다. 정성룡이 넘어지면서 끝까지 막아 무위에 그쳤지만 1:1 찬스에 버금가는 찬스를 만들어냈다.


한 차례 위기를 겪은 수원은 득점을 위해 측면을 공략했지만 서울의 스리백을 효율적으로 뚫어내지 못했다. 서울은 후반 26분 차두리의 크로스를 받은 고광민이 강한 슈팅을 때렸지만 정성룡이 막아냈고, 34분에는 고요한이 왼발 터닝슛을 해봤지만 골문 옆쪽으로 빗나갔다. 경기가 안 풀리던 수원 역시 정대세 교체카드를 쓰며 공격패턴을 바꿨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염기훈이 왼쪽에서 올린 공을 이상호가 헤딩패스로 연결, 로저의 슈팅을 정대세가 다시 바이시클 킥으로 연결시켰지만 서울의 유상훈 골키퍼가 펀칭해냈다. 이 슈팅 이후 수원은 계속해서 공격기회를 잡았지만 득점에는 실패했다.


경기 종료가 얼마 안 남은 후반 44분 그물망이 철렁였다. 서울 골키퍼 유상훈이 쳐내지 못한 공을 수원의 이상호가 밀어넣었지만 정대세의 골키퍼 차징파울로 득점으로 기록되지 못했다. 그러자 서울 역시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다. 고명준이 찔러준 패스를 받은 윤일록이 골에어리어 왼쪽에서 칩샷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골문 앞에 있던 홍철이 극적으로 막아내며 어느 팀도 앞서나가지 못했다. 슈퍼매치가 10년만에 0:0으로 끝나는가싶던 후반 48분, 이번에는 빅버드가 흔들렸다. 조커로 투입되어 맹활약을 펼치던 고요한이 결국 골을 터트렸다. 고광민이 왼쪽에서 길게 올려준 공을 넘어지면서 헤딩으로 연결, 수원에서 서울 극장을 연출했다.


이 날 경기는 추운 날씨에도 34,000명이 빅버드를 찾아 슈퍼매치의 위용을 뽐냈다. 더불어 경기가 끝날 때까지 치열한 승부를 펼치며 명승부를 펼쳤다. 하지만 많은 팬들 앞에서 패배한 수원으로서는 남은 경기에 대한 부담이 늘어났다는 점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종료 직전 터진 FC 서울 고요한의 결승골




K리그 클래식 35라운드 수원 vs. 서울 하이라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