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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해외축구

'남미 챔스'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마지막에 웃을 팀은?

'남미 챔스'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마지막에 웃을 팀은?







단 한 경기만 남았다. 마지막 경기에서 웃을 팀은 누가 될까.


50년이 넘는 전통을 가진 코파 리베르타도레스(Copa Libertadores de América)의 챔피언이 27일 저녁(현지 시각) 콜롬비아 메데인에서 결정된다. 57번째 챔피언을 맞이하는 대회는 유럽 축구처럼 많은 팬덤을 보유하진 않았지만, 남미의 챔피언스 리그로 불리며 수준 높은 축구를 보여준다. 전통적으로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클럽이 총 41회의 우승을 거머쥐며 강한 모습을 보여왔지만, 이번 결승에서는 콜롬비아와 에콰도르의 두 팀이 맞붙는다. 지난 20일 에콰도르 키토에서 치러졌던 1차전에서는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5개월간의 예선을 거쳐 올라온 두 팀은 상반된 길을 걸어왔다. 1989년 콜롬비아 팀으로서 사상 첫 우승을 이룬 아틀레티코 나시오날(이하 나시오날)은 조별리그에서 단 한 경기도 패하지 않으면서 4조 1위로 토너먼트에 올랐다. 성적은 5승 1무. 12골을 넣는 동안 단 1골도 내주지 않으며 승승장구했다. 토너먼트에는 예선 성적이 우연이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나시오날은 이 과정에서 딱 한 번 위기를 맞았는데, 8강 로사리오 센트랄 전이었다. 원정 1차전에서 0-1로 패한 나시오날은 2차전에서 선제골까지 내주며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 그러나 이후 3골을 내리 뽑으며 승리를 거뒀다. 특히 승부를 결정짓는 골이 후반 추가시간에 들어가며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썼다. 이후 기세를 탄 나시오날은 4강에서 브라질의 상 파울루를 상대로 완승을 하며 결승에 올랐다.


인데펜디엔테 델 바예(이하 인데펜디엔테)의 길은 순탄치 않았다. 벼랑 끝 승부였던 조별리그 6차전에서 콜로콜로와 비긴 인데펜디엔테는 3위와의 승점을 2점 차로 유지하면서 5조 2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어려운 길은 계속되어 16강부터 강호들을 여러 차례 만났다. 첫 경기부터 디펜딩챔피언 리버 플레이트를 만나 합계 2-1 승리를 거둔 인데펜디엔테는 8강에서도 멕시코의 우니베르디다드 나시오날에게 승부차기 끝에 힘든 승리를 거뒀다. 4강에서는 대회 6회 우승에 빛나는 아르헨티나의 보카 주니어스를 만났지만 승리하였다. 강팀들은 연달아 꺾은 인데펜디엔테는 아무도 예상 못 한 역사를 쓰며 우승을 노리고 있다.


앞서 펼쳐진 1차전에서는 이전보다 양 팀 모두 조심스럽게 나섰다. 유효 슈팅(64)과 점유율(53대47)에서는 인데펜디엔테가 조금 더 앞섰지만, 경기 흐름에 따라 공격을 주고받는 모습이 지속되며 어느 팀이 우위에 있다고 보기 어려웠다. 다만 전반에 실점하고도 밸런스를 유지하며 후반 막판 동점골을 넣는 인데펜디엔테의 경기 운영과 집중력은 돋보였다.


마지막 한 경기. 객관적인 전력은 나시오날이 조금 더 앞선다는 평가다. 먼저 인데펜디엔테의 주 공격수 호세 앙굴로가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는 점이 크다. 대회 6골을 기록 중인 앙굴로는 1차전에서 엘킨 블랑코와 충돌한 뒤 왼쪽 발목을 다쳤다. 미예르 카스티요라는 또다른 자원이 있지만 장신의 앙굴로를 활용하여 선 굵은 축구를 구사하던 인데펜디엔테로서는 전술의 수정이 불가피하다. 반면 나시오날은 조심스러웠던 원정 경기와 달리 홈에서는 조금 더 과감한 공격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수 차례 국내 리그 우승 경험이 있고 최근에도 트로피를 들어올렸기에 자신감과 경험에서 앞선다.


홈 팬 앞에서 뛰는 나시오날의 동기 부여도 크다. 대회를 마치고 주요 선수가 이적되기 전 사실상 마지막 경기나 다름 없기에 국제 대회 트로피에 대한 열망이 남다르다. 게다가 나시오날은 2015년 3월 19일 바르셀로나 SC에게 2-3 패배를 당한 이후 홈에서 7승 1무를 거두는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원정에서 0-0 무승부가 아닌 득점 있는 무승부를 거뒀다는 점도 나쁘지 않은 부분이다.


인데펜디엔테의 파블로 레페토 감독은 오늘 오전(현지 시간) 선발 라인업을 발표했다. 이전과 다름 없이 아스코나가 골문을 지키고 테예체아-카이세도-미나-누녜스의 포백 라인을 세운다. 오레후엘라와 리조토가 중원을 지키며 카베사스와 훌리오 앙굴로가 좌우 날개에 포진했다. 공격은 소르노사와 카스티요가 나선다.


나시오날의 선발 라인업도 1차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문장 아르마니를 중심으로 디아스-엔리케스-산체스-보카네그라가 수비에 선다. 메히아가 수비라인을 보호하고 그 앞에 아리아스가 나올 것으로 보이며, 모레노와 베리오가 좌우 측면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변이 없으면 최전방에는 토레스와 보르하가 출격한다. 중원에서 공격을 이어주던 페레즈가 1차전 경고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는 점은 변수.


사진 = CONMEBOL 남미 축구 연맹 http://www.conmeb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