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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국내야구

[기록으로 보는]2015 준플레이오프 전망




2년 전 준플레이오프의 리턴 매치. 두산과 넥센이 또다시 맞붙는다.


지난 7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넥센이 SK에 5-4로 승리하면서 준플레이오프는 두산과 넥센의 대결이 되었다. 2013년 같은 자리에서 리버스 스윕의 아픔을 겪었던 넥센은 절실함을 앞세워 두산을 꺾고자 한다. 두산도 단기전인만큼 총력전으로 다음 라운드 진출을 노린다.


두 팀의 감독 모두 4차전에서 승부가 결정날 것으로 내다봤다. 김태형 감독은 스와잭을 불펜과 선발 모두 활용하는 4선발 로테이션을, 염경엽 감독은 밴 헤켄, 양훈, 피어밴드의 기본 3선발에 1명의 투수를 추가로 기용하는 로테이션을 운용할 것을 밝혔다. 오늘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1차전 선발은 두산의 니퍼트와 넥센의 양훈이 낙점되었다. 김태형 감독은 니퍼트의 큰 경기 경험을, 염경엽 감독은 양훈의 최근 구위를 보고 선택했다.


두 팀은 모두 투수력보다 공격력을 앞세운 팀이다. 넥센과 두산은 각각 팀타율 .298과 .290로 2, 3위에 나란히 있다. 12년만에 팀 홈런 200개를 돌파한 넥센은 .486이라는 압도적인 장타율을 앞세워 리그 득점 1위(904득점)에 올랐다. 두산도 짜임새 있는 타선으로 리그 득점 4위(807득점)에 올라 만만치 않은 공격력을 보여줬다.



서로에게 약한 투수진, 승부는 불펜 싸움에서?


좋은 타선을 갖춘 두 팀의 차이는 투수력에서 나타난다. 두산과 넥센은 각각 팀평균자책점 5.02와 4.91로 큰 차이가 없지만 불펜진에서 차이가 두드러진다. 넥센의 불펜진은 평균자책점 4.90으로 리그 6위인 반면, 두산의 불펜진은 5.41의 평균자책점으로 9위에 그쳤다. 단기전에서 불펜의 중요성이 큰 만큼 두산에겐 불안요소다. 하지만 넥센도 약점이 있다. 외국인 선발 외에 믿을만한 선발 투수가 없어 4선발을 채우지 못했다. 시리즈가 길어진다면 불펜이 나오기도 전에 선발이 무너질 공산이 높다.


두산은 니퍼트-유희관-장원준-스와잭의 선발 로테이션이 예상된다. 김태형 감독은 스와잭을 1차전에 대기시키고 4차전 선발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넥센은 지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밴 헤켄이 선발로 나섰기에 양훈-피어밴드-밴 헤켄-하영민(김대우)의 선발 로테이션이 예상된다. 우천으로 일정이 연기되지 않는다면 4차전 선발 싸움에서 어려운 승부를 하게 된다.


두산 베어스 투수

넥센 히어로즈 투수

선수명

평균자책점

넥센

선수명

평균자책점

두산

니퍼트

5.10

9.72

밴헤켄

3.62

3.10

유희관

3.94

7.64

양훈

1.41

1.93

장원준

4.08

9.00

피어밴드

4.67

6.75

스와잭

5.26

2.25

김대우

4.94

9.00

노경은

4.47

6.23

하영민

7.53

6.75

오현택

5.30

11.88

김택형

7.91

14.46

윤명준

3.97

5.14

김상수

10.80

-

이현호

4.19

5.62

마정길

5.06

5.40

진야곱

7.01

6.59

한현희

4.82

5.11

함덕주

3.65

5.40

조상우

3.09

2.19

이현승

2.89

14.73

손승락

3.82

9.00

표1) 상대팀에게 약한 양 팀 투수진                                출처 - 프로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두 팀의 투수진은 서로에게 약했다. 리그 4위의 선발진(ERA 기준)을 갖춘 두산은 스와잭(4이닝 1자책)을 제외하고는 넥센 타선을 막지 못했으며 마무리 이현승과 셋업맨 함덕주도 많은 점수를 내줬다. 넥센은 양훈과 밴 헤켄, 조상우가 두산에 강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이외의 투수들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두 팀의 경기가 타격전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두산 베어스 불펜 투수

 

9월 이전

9월 이후

노경은

5.60

2.74

윤명준

4.99

0.57

이현승

3.38

1.84

이현호

4.45

3.47

함덕주

4.17

2.20

표2) 9월 이후 강해진 두산의 불펜          출처 - 프로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넥센에게 약한 두산의 투수진이지만 최근의 기세는 좋다. 두산은 9월 이후 불펜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과정에서 노경은과 윤명준, 이현승, 함덕주가 부진을 털고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꾸준했던 이현호까지 5명의 강력한 불펜 투수진을 갖추게 되었다. 넥센도 9월 이후 조상우(18이닝 0자책)와 한현희(13이닝 1자책)가 0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만만치 않지만 손승락의 부진과 이들 외에 믿을만한 투수가 없다는 게 단점이다. 더 높은 목표를 위해선 하영민(9월 이후 13.2이닝 3자책)의 활약이 필요하다.



강력한 클린업, 다른 스타일의 테이블세터



 

두산 베어스 타자

넥센 히어로즈 타자

순번

선수명

성적(타율/wOBA/주요기록)

선수명

성적(타율/wOBA/주요기록)

1

정수빈

.295/.335/79득점 15도루

고종욱

.310/.356/81득점 22도루

2

박건우

.342/.397/(RC/27) 8.12

스나이더

.281/.372/26홈런 88득점

3

민병헌

.303/.355/75타점 80득점

서건창

.298/.361/(/) 1.75

4

김현수

.326/.421/28홈런 121타점

박병호

.343/.472/53홈런 146타점

5

양의지

.326/.399/20홈런 93타점

유한준

.362/.431/23홈런 116타점

6

오재원

.280/.343/31도루 60득점

김민성

.303/.357/60득점 71타점

7

허경민

.317/.342/-

이택근

.326/.380/10홈런 11도루

8

오재일

.289/.409/14홈런

김하성

.290/.365/89득점 22도루

9

김재호

.307/.356/(/) 1.29

박동원

.266/.333/14홈런

SUB

고영민 타율 .328 / 로메로 12홈런

윤석민 14홈런 / 유재신 10도루

표3) 리그 정상급의 타격을 보여주는 두 팀                 출처 - 프로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두 팀은 모두 좋은 타력을 가졌지만 스타일의 차이는 존재한다. 그 부분은 1, 2번 타석에서부터 나타나는데, 두산은 전통적인 출루를 목적으로 하는 테이블세터인 반면 넥센은 장타력에 중점을 둔 타순이다. 두산의 정수빈과 박건우는 각각 .361, .399의 출루율로 충실하게 역할을 수행했다. 넥센은 출루율이 떨어지지만 고종욱과 스나이더가 36홈런을 합작했다. 클린업 트리오의 힘은 넥센이 조금 더 강해보인다. 박병호와 유한준은 두 명이서만 262타점을 쓸어담았고 6번 타자인 김민성까지 클러치 능력이 있어 무작정 피해갈 수도 없는 타순이다. 두산도 김현수와 양의지가 잠실에서 20홈런을 넘기면서 장타력을 뽐냈다. 하위 타순도 수준급인 두 팀이기에 적절한 대타 기용이 승부의 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두산 베어스 타자 戰 넥센 Hot&Cold

넥센 히어로즈 타자 戰 넥센 Hot&Cold

선수명

타율/출루율/장타율

선수명

타율/출루율/장타율

양의지

.404 .482 .617 3홈런

유한준

.340 .453 .585 2홈런

민병헌

.382 .429 .618 3홈런

박병호

.377 .479 .541 3홈런

정수빈

.264 .333 .358

이택근

.200 .226 .300 1홈런

오재원

.236 .288 .418 2홈런

스나이더

.233 .313 .326 1홈런

표4) 타자 상대 전적 Hot&Cold                                  출처 - 프로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두산은 양의지와 민병헌이 넥센에게 유독 강했다. 특히 양의지는 이번 시즌 목동에서만 3개의 홈런을 때려 중요한 순간마다 경기 흐름을 가져왔다. 반면 정수빈과 오재원은 시즌 성적보다 조금 저조한 성적을 냈다. 한편 로메로는 목동에서 3개의 홈런을 기록하고 있어 3, 4차전에서의 활약이 기대된다. 넥센은 유한준과 박병호가 두산에게 강했는데 두산에게만 특출나게 뛰어난 성적은 아니다. 오히려 이택근과 스나이더가 크게 약한 모습을 보이는 점이 염경엽 감독에게는 걱정거리다. 한 가지 기대되는 점이라면 윤석민이 친정팀을 상대로 빼어난 성적(.396 .500 .750 3홈런)을 기록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작은 플레이에서 승부가 갈린다


이외의 요소. 두 팀의 수비와 주루는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리그 최상급의 외야를 갖춘 두 팀은 내야 역시 탄탄하며 포수 싸움에서 두산의 양의지가 약간의 우위를 점할 뿐이다. 양의지와 박동원의 도루 저지율 역시 높고 많은 도루를 시도하지 않은 두 감독의 성향상 무리한 도루는 시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넥센이 주루사 72개(리그 1위)와 견제사 16개(리그 1위)로 누상에서 많이 잡혔다는 것이다. '한 베이스 더'를 추구하는 넥센의 주루 플레이와 이를 막는 두산의 수비 대결이 박빙의 승부에서 전혀 다른 결과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 참고로 넥센은 견제사를 잡은 횟수도 24개로 리그 2위에 10개나 앞선 1위다.



예상 매치업


날짜

경기(장소)

두산 선발

성적(시즌/구장/넥센)

넥센 선발

성적(시즌/구장/두산)

1010()

1차전(잠실)

니퍼트

90IP 5.10 / 11G 3.73 / 3G 9.72

양훈

38.1IP 1.41 / - / 3G 1.93

1011()

2차전(잠실)

유희관

189.2IP 3.94 / 18G 3.14 / 3G 7.64

피어밴드

177.1IP 4.67 / 2G 6.75 / 2G 6.75

1012()

이동일

 

 

 

 

1013()

3차전(목동)

장원준

169.2IP 4.08 / 1G 15.00 / 2G 9.00

밴헤켄

196.2IP 3.62 / 15G 3.41 / 5G 3.10

1014()

4차전(목동)

스와잭

92.1IP 5.26 / - / 1G 2.25

하영민

34.2IP 7.53 / 10G 7.65 / 4G 6.75

1015()

이동일

 

 

or 김대우

71IP 4.94 / 25G 2.68 / 4G 9.00

1016()

5차전(잠실)

니퍼트

90IP 5.10 / 11G 3.73 / 3G 9.72

양훈

38.1IP 1.41 / - / 3G 1.93




지극히 주관적인 경기양상 예측


1차전 - 니퍼트는 넥센에게 '정말' 약했고 양훈은 '정말' 강했다. 부상을 입어 아쉬웠던 시즌이지만 큰 경기 경험은 사라지지 않는다. 8번의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정규 시즌처럼 강력하지는 않았지만 안정적이었다. 넥센에게 아무리 약해도 4회 전에 무너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1차전을 꼭 잡고자 하는 두산은 위기가 오면 필승조를 바로 가동할 것이다. 넥센은 양훈이 콜업 이후 믿기지 않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두산을 상대로도 강하지만 잠실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리고 포스트시즌은 처음 서보는 무대다. 최근 구위가 가장 뛰어난 만큼 1회만 무사히 넘긴다면 기대 이상의 투구를 할 지도 모른다. 5회까지만 막는다면 넥센도 필승조를 가동할 것이다. 시리즈의 분위기를 가져오는 1차전을 위해 양 팀 모두 총력전을 할 것이다. 상대 선발을 먼저 내리는 팀이 지키는 야구로 승리할 것으로 예상한다.


2차전 - 유희관과 피어밴드의 좌완 대결이 예상된다. 잠실에서 안정적이었던 투수는 역시 유희관, 홈에서 강한 모습이었다. 반면 피어밴드는 잠실에서 두산에 약했다. 2년 전 매치업에서 유희관은 박병호를 완벽하게 제압했다. 그리고 넥센의 주전 1-3번은 모두 좌타자다. 공격의 팀 넥센이지만 유희관 공략법을 찾지 못하면 꽁꽁 묶일 수도 있다. 피어밴드는 최근 안정적이지 못하다. 점수를 주더라도 최대한 길게 막아줘야 한다. 유희관이 내려갈 때 점수차가 3점 이상 난다면 넥센이 2차전을 갖고 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유희관의 제구된 공을 심판이 잡아주는지가 키포인트.


3차전 - 목동에서의 첫 경기는 장원준과 밴 헤켄의 대결이 될 가능성이 높다. 9월 이후 들쑥날쑥한 장원준은 넥센을 상대로 약했다. 앞선 9월 8일 목동에서 호되게 당했다. 밴 헤켄은 두산에게 자신있는 모습을 보여왔고 성적도 좋다. 그러나 넥센 타자들 못지 않게 두산 타자들도 목동에서 많은 홈런을 때렸다. 의외의 타격전이 될 수도 있는 경기다. 밴 헤켄의 우위가 점쳐지지만 투구수가 많아진다면 두산에게도 경기 후반 기회가 올 것이다.


4차전 - 선발 싸움에서 극명한 차이가 난다. 두산은 스와잭을 내지만 넥센은 임시 선발을 내세운다. 넥센은 김영민의 시즌아웃이 치명적이다. 하영민이나 김대우가 그나마 가능성이 높은데, 두 선수 모두 두산에게 약했다. 스와잭은 이번 시즌 넥센에게 유일하게 선방한 선발 투수다. 그때처럼만 해준다면 두산의 불펜진은 총동원될 것이기 때문에 두산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넥센은 지난 가을 오재영이라는 깜짝 카드가 성공했듯 이번에도 기대를 할만하다. 9월 이후 하영민이 달라진 모습으로 선발과 불펜에서 활약했기 때문이다.두산은 필승조가 가동되기 이전에 점수를 모아야 하고 넥센은 버티면서 찬스를 기다려야 한다.


5차전 - 모든 투수가 총 동원되는 경기다. 상황에 따라 두산은 니퍼트와 유희관이 모두 나올 수 있다. 넥센도 양훈에 이어 피어밴드가 나올 수 있지만 두산에 밀린다. 불펜의 두께도 다르기 때문에 투수 싸움으로는 여러모로 어렵다. 두 팀 모두 선취점을 얻기 위해 쥐어짜낼 것이다. 작전과 그에 대응하는 수비에 따라 경기의 판도는 바뀔 수 있다. 경기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는 게 관건. 2년 전에는 9회말 2아웃에 경기가 다시 시작되었다.



키 플레이어


두산

이현승 넥센전 3경기 ERA 14.73. 마무리가 불안하면 앞에 나오는 투수들도 불안해진다.

양의지 넥센에게는 천적. 지고 있든 이기고 있든 경기 분위기를 두산으로 가져온다.


넥센

양훈   유일한 토종 선발. 1차전에서 호투해야 5차전도 갈 수 있다. 첫 포스트시즌을 버텨낼까.

김하성 단기전에선 수비가 중요하다는 것은 SK전에서 증명되었다. 강정호를 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