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깊이 있게, 더 재밌게 보는 배구 가이드
프로배구가 출범한 지 10년이 지나면서 선수들의 기량과 함께 팬들의 눈높이도 높아졌다. 세터, 리베로같은 포지션명은 물론이고 생소했던 블로킹, 리시브, 디그 같은 용어는 이제 배구 팬에겐 기초가 되었다. 이제는 더 깊이 있는 시각으로 배구를 봐야 할 때다. 알면 알수록 더 재밌을 터. 이 글에선 배구의 다양한 공격 패턴에 대해 알아본다.
배구에선 토스를 올리는 세터의 결정에 따라 다양한 공격이 나온다. ‘배구는 세터 놀음’이라는 말이 있듯이 그가 어떤 패턴을 선택하는가에 따라 경기의 성패가 좌우된다. 공격 패턴의 종류는 크게 6가지. 기본적인 오픈, 백어택을 시작으로 속공, 시간차, 파이프, 이동공격이 있다.
오픈은 주 공격수의 높은 타점을 이용하는 공격이다. 공격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오픈은 라이트의 강력한 스파이크를 이용하기에 비교적 단순하다. 리시브나 디그가 불안해도 높게 올려주면 범실이 많지 않기에 안정적이기도 하다. 오픈과 비슷한 백어택은 주 공격수가 후위에 위치했을 때 사용한다. ‘후위 선수는 어택 라인 내에서 공격하지 못한다’는 규칙에 따라 뒤에서 점프하여 공격한다. 믿을만한 공격수 외에 별다른 옵션이 없을 때 몰아주는 패턴이다.
높게 올려주는 오픈, 백어택과 반대로 속공은 공을 낮게 올려 빠르게 공격하는 기술이다. 퀵이라고도 불리는 속공은 A 속공, B 속공, C 속공으로 나눠지는데, 이 기준은 세터와 공격수의 거리를 기준으로 한다. 먼저 A 속공은 세터와 공격수간의 거리가 1m일 때를 말하며 가까운 거리다보니 올리는 공의 높이도 가장 낮다. 따라서 공격수가 세터보다 먼저 뛰거나 동시에 뛰는 게 중요하며 상대 블로커가 뜨기 전에 공격을 마무리 짓는다. 세터와 공격수간의 거리가 1-2m일 때 이뤄지는 B 속공은 상대 블로커가 자리를 잡기 전에 공격하는 기술이다. A 속공, B 속공은 주로 센터 공격수에게 많이 활용한다. 퀵 오픈이라고도 불리는 C 속공은 세터와 공격수간의 거리가 3m 이상일 때를 나타내며 보통 사이드 끝의 안테나 쪽으로 붙여 공격한다.
속공과 함께 쓰면 효과적인 공격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시간차다. 시간차는 공의 속도나 방향을 바꿔 템포를 조절하여 상대를 속이는 공격이다. 속공하듯이 페이크 동작을 들어간 뒤 한 박자 늦게 공격하는 이 기술은 상대 수비를 혼란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선수 한 명이 점프 모션을 취한 뒤 엇박자에 공격하는 개인 시간차도 존재한다.
파이프는 앞서 소개한 시간차와 백어택을 같이 이용하는 패턴이다. 시간차처럼 중앙의 선수가 페이크 점프를 한 뒤 후위 선수가 백어택을 하는 복잡한 기술인데, 어려운 만큼 성공한다면 막기 어려운 공격이다. 마지막으로 센터 포지션의 선수가 자주 이용하는 이동 공격은 세터의 뒤로 돌아가면서 상대 블로커를 피해 공격한다.
프로배구를 보면 여자부 경기에서는 이동 공격이 자주 나오는 반면, 남자부 경기에서는 이동 공격이 거의 없고 시간차나 속공, 파이프가 많이 사용된다. 이제 배구를 보며 세터의 움직임을 보자. 새로운 시각에서 더 재밌는 배구가 펼쳐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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